Craft Memo

“Play long-term games with long-term people.”

제가 좋아하는 엔젤리스트 창업자 Naval Ravikant의 말입니다. 투자와 공부 등 삶의 거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관계(relationship)도 그 깊이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축적됩니다. (compounded) Naval은 롱텀 게임을 오랜 시간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라는 조언을 자주 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게임에 대한 이해도 역시 축적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신뢰가 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일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야 합니다. 인간관계도, 내가 속해 있는 분야도,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모든 수확은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얻는 복리로부터 오기 때문이지요.

우선 롱텀 게임을 (여기서 게임은, 어떤 특정 분야를 말합니다)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몇 달 해보다가 잘 안되고 영 진전이 없는 것 같아서 곧장 다른 게임으로 바꾸게 되면 어느 게임에서든지 축적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됩니다.

그에 비해 한 게임을 오랫동안 몰두해서 하게 되면 그 게임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연간 성장이 더딜 수는 있어도, 그 전 1년보다 20%씩만 성장해도 2~30년 뒤에는 엄청난 양의 지식과 통찰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일생에서 어떤 게임에 참여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한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복리효과를 기대하면서 2~30년을 지치지 않고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롱텀 게임을 해야 하는 이유는 곧바로 롱텀 관계를 쌓아갈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와 연결됩니다. 롱텀 게임을 하지 않고, 게임을 바꾸면 참여하는 사람들도 다 달라집니다. 게임을 바꾸면 인적 관계 (network) 역시 바뀌는 셈이죠.

실리콘 밸리가 이만큼의 부를 쌓아 올리고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 할 때, 함께 하는 사람들과 이미 여러 번 다른 일을 해왔기에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점입니다. 이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쌓일 수밖에 없기에 다른 지역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실리콘 밸리만의 특성입니다.

마지막으로 "play long-term games with long-term people"을 하기 위해서 명심해야 할 것은 10년, 20년 함께 하지 않을 것 같이 보이는 사람이랑은 애초부터 일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 사실을 알아차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이 일을 하다가 "과연 이 사람과 10년, 20년 함께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면, Naval은 하루라도 더 빨리 끊어내라고 충고합니다. 그것이 자신이 참여하는 게임에서 장기적으로 승리하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확신이 드는 사람을 만났다면, 끝까지 그 사람과 함께 하십시오. 그것 역시 자신이 참여하는 게임에서 장기적으로 승리하는 방법입니다.

— Chris


Craft News

1. 생각하게 하는 도구, Roam Research 사용기 (링크)

최근 써본 생산성 도구 중에 가장 효용가치가 큰 도구. 재작년 Notion이 급부상한 것처럼, Roam 역시 올해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200M의 가치를 인정 받은 underdog 중에 underdog이기도 해요 (YC에서 5번 거절 당했습니다). 여느 "성공한" SaaS 제품들이 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그들이 수년간 노력해서 만들어 낸 결실입니다.

“The most successful year so far is only one of many years into “overnight success.””

Roam은 우리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동작하는 것처럼 시스템내 수많은 페이지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적절한 "trigger"가 발생할 때 연결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데요. 이제 두달 정도 되었는데, 여전히 잘 쓰고 있고, 숨은 기능들도 많고 활용 방법도 다양해서 연구해가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모도로 타이머, 계산기, LaTeX 지원, 칸반 보드, To-Do List, 간단한 CRM, 마인드 맵 등 굉장히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기도 해요.

2. Roam Research 200% 활용하기 (프리미엄) (링크)

Roam은 매우 광범위하고 자유로운 툴이라서, 좋은 관리 방식을 갖지 않고 쓰면 Roam을 100%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고 실험해보는 자세가 필요한데, 리서치 및 스스로 활용 방법을 연구한 것 중에 의미 있는 것들을 따로 모아 봤습니다.


Reads, Things, and News

1. Early Work — Paul Graham (링크)

YC 창립자 폴 그래햄의 (PG) 최근 에세이입니다. PG는 에세이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위대한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위대한 일을 하려다가 허접스러운 일을 하게 될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 걱정은 전혀 몰상식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창피스러운 것은 지극히 인간이 본능적으로 피하려 하는 감정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모든 위대한 일은 허접스럽게 시작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은 그것을 감수하고 "push through"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위대한 일은 처음에는 상식적일 수가 없습니다. 상식은 모두가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위대할 수가 없어요. 이상하고, 위험천만하고, 받아들이기 힘들고, 어쩌면 거만한 생각만이 위대하게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폴 그래햄은 "허접스러운 것을 만들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모든 분야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위대한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는 현실적인 조언을 하나 해주는데요, 우리가 그냥 기준을 낮춰버리면 된다는 겁니다. 허접한 일을 했으니 허접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니까요.

우리가 위대한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또 다른 큰 요인이 있습니다. 위대한 일을 하려 할 때 주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우리가 실패하길 바랍니다. 생존 본능에 따라서 말이죠. 당신이 위대한 일을 해서 성공을 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보다 한 층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됩니다.

실리콘 밸리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실리콘 밸리 안에서는 누군가가 위대한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주위 사람들 (투자자, 동업자 등) 역시 덕을 보는 구조적 연결성이 (skin in the game) 있죠.

이처럼 주위 사람들은 당신이 실패하길 바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누가 봐도 허접스러운 것을 계속 이어가는데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보다 더 큰 요인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내적으로 세워둔 결과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하기에, 처음 내놓는 초기 결과물(early work)은 제 성에 찰 수가 없습니다 [1]. 이 딜레마를 우리는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위대한 수학자인 G.H. Hardy는 그의 저서 A Mathematician's Apology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Good work is not done by "humble" men. It is one of the first duties of a professor, for example, in any subject, to exaggerate a little both the importance of his subject and his importance in it.” — G.H. Hardy

““겸손”한 사람들은 위대한 일을 도모할 수 없다.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교수가 연구에 앞서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자신의 연구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왜 자신이 해야만 하는지 포장하는 일이다.”
— G.H. Hardy

Hardy가 제안한 것처럼, 우리는 조금 거만한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기 결과물이 허접하더라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죠.

앞서서 언급한 실패하기를 바라는 "주위 사람들", 이 사람들이 실패를 바라지 않고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들이라면 심리적 영향을 덜 받습니다. 따라서 주위 사람들을 잘 구성하는 것도 이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주위를 "새끼 오리 떼에서 새끼 백조"를 구분해낼 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야 합니다. 위대한 창업자들이 다른 위대한 창업자들과 가깝게 지내는 이유, 폴 그래햄이 본문에서 제시하는 대학 연구실과 연구소들이 효율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창업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창업하는 것은 제품을 만들고 파는 것만큼이나 계속 불씨를 끄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심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비즈니스를 관리하는 것만큼이나 정신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고학력자일수록 창업하기 어렵다는 말이 이 사실에서부터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기준은 높아지기 마련이니, 주위 사람들의 기준 역시 높아지기 마련이니 허접스러운 초기 결과물을 견디기가 어려워서일까요.

모든 초기 결과물은 허접합니다. 창업자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견디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결과에서부터 선형적으로 (retrospectively in linear patterns) 위대한 성공을 분석하면, 상식적이고, 논리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현실 (real-time)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허접하고, 어디에다가 쓸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고, 답이 영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을 견디기 위해서는 기준을 허접스러운 Version 1에 맞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footnote.

[1]. 물론 허접한 초기 결과물이 제 성에 안 차는 것 자체는 우리에게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동기를 유발하기 때문이죠.


Startup & VC News

1. Business Insider, 2-30대 타겟 뉴스레터 스타트업 Morning Brew $75M에 인수 (링크)

Morning Brew가 인수됩니다. 외부 자본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대부분은 스스로 "bootstrap" 해서 성장한 사례인 만큼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이제는 Newneek 과같이 뉴스레터 전문 미디어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Morning Brew 역시 그리 오래된 스타트업은 아닙니다. 불과 5년 전에 시작되었는데요. 저도 한 2년 전부터 구독해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Robinhood가 Morning Brew의 경쟁 미디어인 MarketSnacks를 인수한 것과 더불어 새로운 뉴미디어 스타트업 업계에 좋은 사례가 되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2. Retool, Sequoia로부터 $50M 투자 유치, $1B 유니콘 평가 (링크)

노코드 툴인 (정확하게는 low-code) Retool이 최근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50M 투자를 유치함으로 $1B 평가를 받았습니다. Retool은 개발자들과 데이터 엔지니어들이 좀 더 쉽고 빠르게 사내 도구들을 개발할 수 있게 돕는 플랫폼입니다. 기존의 시스템을 Retool과 연결해서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죠.

Retool의 가치는 처음 보자마자 알 수 있었는데요. 저는 월마트 전략팀에 있으면서 Retool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가 스스로 개발하기에는 개발 지식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해서 개발팀을 구축하기에는 시간과 자원은 더더욱 부족했기 때문이죠. 제 경우에는 월마트의 내부 데이터와 외부 아웃소싱 벤더들의 데이터를 결합해서 벤더들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가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는데, 역시나 개발 지식 부족과 시간, 자원 부족으로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Retool을 월마트 다닐 때 알았더라면, 충분히 해결했을 문제였고요.


Startup to 👀

Descript (San Francisco, CA)

Descript는 영상과 음성 파일을 제작 및 편집할 수 있게 해주는 협업 툴 스타트업입니다. Google Doc for Audio and Video Editing이 적절한 설명일 것 같네요.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사람들,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 모두 Descript를사용하면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제작/편집할 수 있습니다.

Descript는 Groupon과 Detour를 창업한 Andrew Mason의 신규 프로젝트입니다. 2017년 창업했고, 현재까지 $20M 정도의 펀딩을 Andreessen Horowitz, Redpoint Ventures 등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Series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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