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요새는 이 말이 '미니멀리스트'로 오해받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미니멀리스트는 아닙니다. 적어도 미디어에서 말하는 무소유로 살아가는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에요. 저는 유소유자입니다. 좋은 소유는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죠.

대신에 저는 예전에 썼던 Via negativa 에서 말한 것처럼, 무엇을 더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무엇을 뺄지 고민을 더 자주 합니다. Via negativa의 원칙은 제가 단순한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결정 장치입니다.

무엇을 읽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고민을 덜 하고 대신에 그 반대를 더 많이 고민합니다. 무엇을 읽지 말아야 하는가, 무엇을 입지 말아야 하는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가, 어떤 삶을 살지 말아야 하는가 등 – 이렇게 반대의 고민은 훨씬 더 빠르게 명료한 결론에 이를 수 있게 해줍니다.

또 단순한 삶은 우리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는 모두 시간이 유한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단순히 아는 것과 앎을 통해 사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노인이 내리는 결정에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라는 프레임이 기준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남은 삶을 살아가는 여든 살의 노인들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시간도,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남은 짧은 시간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해도 모자란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경험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에겐 여든 살의 노년은 너무 먼 얘기처럼 느껴집니다. 20대 후반을 사는 사람이 노인과 같은 기준을 갖고 살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생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지혜를 우리는 하나의 멘탈 모델로 축소해 머릿속에 넣어 놓고 다녀야 하는 것입니다.

진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보다는 나는 왜 저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로 시작해보세요. 대인관계를 두고 고민한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찾지 말고 나에게 해가 되는 사람과 멀어지려고 해보세요. 삶이 별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지 말고, 지금 내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를 찾아 없애버리세요.

– Chris


New in Craft

Connectors, Mavens, and Salesmen: 입소문을 시작하는 사람들 🔐

전염병이 그렇듯 입소문도 여전히 우리에게 완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어떤 메시지는 산불처럼 빠르고 강력하게 번지지만, 어떤 메시지는 왜 작은 불씨조차 지키지 못하고 금방 꺼져버리는 것일까요? 미스터리를 풀어 가는 단계의 첫 단추는 산불을 시작하는 특별한 사람들에 있습니다. (링크)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

일본 최고의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이야기 하는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 안에 새로운 구조를 심고 상대방이 그것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To design is to "build" a structure with an image inside the mind of the recipient.

(링크)


Reads, Things, and News

B2B 프로덕트가 망하는 과정

정선우 (Shreyas Doshi 번역) | Build a Great Product | March 29, 2021

식스샵의 Head of Product 정선우 님이 정리 및 번역해 주신 B2B 프로덕트가 망하는 과정입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먼저입니다. 성공 요소를 연구하는 것보다는 사실 실패 요소를 배워 회피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저처럼 초기 B2B SaaS 프로덕트를 만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성장하기 전에는 생존해야 하니까요. (링크)

몰입을 위한 일정 관리

이승국 | Google Slides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퍼블리/커리어리 팀의 CPO 이승국 님이 내부공유용으로 정리하신 몰입을 위한 일정 관리 자료입니다. 얼마 전에 공개하신 것 같더라고요. 자료를 보시면 체계적으로 몰입을 어떻게 극대화 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몰입은 2021년을 사는 지식근로자에게 최고의 스킬입니다. 몰입은 지식근로자 사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미리 예방하거나 이겨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링크)

Less Software

DHH | HEY World | February 23, 2021

더 많은 소프트웨어는 결단코 우리에게 더 좋은 삶을 안겨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죠. 베이스캠프의 CTO DHH의 이번 글에서도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새롭게 출시한 블로그/뉴스레터 프로덕트인 HEY World가 '하지 않는 것'을 정리한 글입니다.

소프트웨어를 덜 만드는 것이 역설적으로 사용자에게 더 좋은 경험을 안겨줍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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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에서는 비즈니스와 삶의 "craft"를 다룹니다. 장인이 손으로 공예품을 만들듯 삶과 비즈니스도 손으로 빚는 공예품과 같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랜 시간 연마해 마침내 빚는 아름다운 공예품과 같은 삶과 비즈니스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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