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반독점 청문회를 통해 4명의 CEO (순다 피차이, 팀 쿡, 마크 주커버그, 제프 베조스) 모두 의회에 성명을 발표했다. 그중에서 베조스의 성명은 시간을 들여 읽어볼 만하다. 창업하는 일, 리스크를 떠안는 일, 고객 가치, 경쟁 등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들:

1/ 아마존의 존재 그 자체가 미국 경제에 확연한 가치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기존에 안일했던 리테일러들의 위기의식을 불태웠다. 결과적으로 아마존과 기술은 모든 리테일러들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월마트가 이토록 온라인 커머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것에는 아마존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다. 월마트에서 일했던 경험상 월마트 직원들의 목표 의식에는 '아마존 타도'가 가득차 있고, "아마존은 어떻게 할까" "아마존과 상대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와 같은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있을 정도다.

2/ 청문회를 본 사람은 기억하겠지만, 질문 중 재밌었던 것중 하나는 소상공인(SMB)과 아마존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Amazon.com에 소상공인이 물건을 팔다가 잘되면, 아마존이 그걸 베껴 PB로 출시해 사업을 방해한다는 내용의 주장이었다. 아마존이 "테크" 기업이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아마존이 마치 악의를 갖고 소상공인의 사업을 방해한다는 식의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새로운 사업의 전개가 아니다. 월마트도 오래전부터 PB를 통해 수조 원의 매출을 올려왔다. 월마트의 PB MD팀 놀러 가보면 늘 하는 일이 '월마트에서 잘 팔리는 상품 찾기'다.

3/ 오히려 소상공인이 Amazon.com을 통해 상품을 팔게 한 것은 온전히 고객 중심 사고로부터 나온 것이다. 리테일=부동산이다. 매대 하나하나가 돈 받고 자릿세 받는 "상가"다. 굳이 제삼자들이 직접 아마존에 상품을 등록하는 것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상품들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일이 되었을 수도 있다. 오직 고객의 관점에서, 리스크를 감수한 일이다. 지금은 Amazon.com 전체 매출의 60%가 소상공인에게서 나온다.

4/ 월마트가 소상공인의 물건을 판매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갑 of 갑, 5,000개에 달하는 물리적 할인매장을 받쳐 줄 물량 못 만들고 쌓아온 트랙레코드 없으면 쳐다도 보지 않는 월마트 바이어들이 유타주에 사는 아이 엄마가 취미로 만든 파티용품에 관심을 가질 리가 없다.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가능하다)

5/ 제프 베조스는 정말 글을 잘 쓴다. 어려운 단어 하나 쓰지 않고도, 훌륭한 에세이를 뚝딱 지어낸다. 주주 서한 쓸 때부터 느껴왔다.

6/ 큰 회사에 대한 베조스의 완벽한 논리.

"At Amazon, customer obsession has made us what we are, and allowed us to do ever greater things. I know what Amazon could do when we were 10 people. I know what we could do when we were 1,000 people, and when we were 10,000 people. And I know what we can do today when we’re nearly a million. I love garage entrepreneurs—I was one. But, just like the world needs small companies, it also needs large ones. There are things small companies simply can’t do. I don’t care how good an entrepreneur you are, you’re not going to build an all-fiber Boeing 787 in your garage."

7/ 아마존은 견제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 철저한 조사와 규제도 당연하다. 모든 큰 조직이 그렇다.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모두. 아마존이 해야 할 일은 조사와 규제를 문제없이 통과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