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내가 일하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베이스캠프 (Basecamp)의 CEO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Rework, Remote, Getting Real 등을 쓴 제이슨 프리드 (Jason Fried)가 놀러 와서 fireside chat을 했다.

제이슨이 하는 말을 놓칠까봐 열심히 적었다.

제이슨의 글이라면 웬만한 것들은 다 읽었던 나도 그가 직접 말로 설명하는 것을 들으니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많이 생기고, 바로 당장 우리 회사에 적용해볼 부분들은 없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래는 제이슨이 fireside chat을 하면서 했던 말들을 그의 시점에서 쓴 기록이다.

왜 경영 노하우를 무료로 나누어 주는가?

쉐프들이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쉐프들은 레시피를 숨기지 않는다. 다 공개하고, 오히려 사람들이 그들의 레시피를 보고 영감을 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만약 사람들이 레시피가 마음에 들면, 언젠가 기회가 닿을 때 쉐프의 레스토랑에 방문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쉐프들은 음식을 맛보러 오는 손님들을 만든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무료로 우리의 레시피를 공개했고, 많은 베이스캠프 유저들이 우리의 레시피를 보고 찾아와줬다. 하지만 이건 ‘콘텐츠 마케팅’은 아니었다. 우리는 콘텐츠 마케팅을 한 적이 없다. 그저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적었을 뿐.

이연복 쉐프는 예전에 왜 레시피를 공개하느냐는 질문에 “알려줘도 게으른 사람들은 안 한다”라고 답했다. 제이슨은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했지만, 이 부분에도 공감할 듯.

긴 서면 커뮤니케이션이 짧은 메시지로 협업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이유

요새 일하는 직장인들을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알람이 울리고 슬랙, 이메일, 지라(Jira) 등에서 바로바로 답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실시간 채팅. 이메일. 클라이언트의 콜이라고 해서 밤 10시에 꼭 응답해야 할까?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베이스캠프는 비동기적 (asynchronous) 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비동기적 협업을 한다는 것은 긴 서면 커뮤니케이션이 우선시 된다는 뜻이다. 서로 글을 길게 써서 협업하면, 서로의 글을 통해 더 깊은 대화가 오갈 수 있고, 문맥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업무 시에는 최대한 짧은 커뮤니케이션보다 긴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라. 길게 쓰다 보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도, 아이디어에 답장하는 사람도 시간을 갖고, 이해를 충분히 하고, 생각도 충분히 하고 나서 할 수 있다. 오히려 큰 개념, 아이디어를 짧고 간결하게 전달해야만 하는 채팅 메시지의 경우에는 노력이 더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할 때도 있다. 작성자의 실제 의도나 감정이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간결하게 이야기하면, 오해를 사기 쉽다.

Callout

제이슨이 얘기한 것은 무조건 길게, 간단하게 전달해도 되는 사항을 굳이 늘려서 길게 써서 보내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연하지만, 상황에 맞게 긴 서면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일에 대해서

베이스캠프에서는 주 40시간이면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독일에 있는 회사들은 일주일에 평균 32~40시간만 일하고도 수많은 의미 있는 일들을 이루어 내고 있다. 또 하루 8시간을 꼭 앉은 자리에서 계속 보내야만 할 필요도 없다. 오전과 오후, 어쩔 땐 새벽과 밤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사람은 8시간 내내 일할 수 없고, 일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또 어쩌면 낮에 아이들을 돌봐야 할 때도 생기고, 개인적인 용무를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업무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개인적인 용무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업무시간이 없다. 개인적인 용무를 제대로 처리하고 나면,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인 용무가 없더라도, 일하다가 말고 그냥 넋 놓아도 얼마든지 좋다. 일이 바쁘고, 조금 지친다 싶으면, 잠시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겨도 좋다. 우리는 이런 이유에서 업무시간을 지정하지도, 일한 시간을 기록하지도 않는다. 시간은 직원이 알아서 관리할 일이다.

무언가를 새로 만들 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통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훨씬 더 쉽다. 그리고 자신이 필요한 것을 만들면 그것이 정말로 내 문제를 해결해 주는지 일선에서 판단할 수 있다.베이스캠프는 우리가 필요해서 만든 제품이었다. 웹 제작 서비스 회사를 운영하던 시절, 우리는 넘치는 이메일과 전화와 미팅들로 인해 생기는 협업의 어려움을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베이스캠프를 만들었고, 베이스캠프를 본 클라이언트들도 하나둘씩 그들의 일을 위해 쓸 수 있겠냐고 물어왔다. 그때 우리는 베이스캠프가 제품으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JOMO (Joy Of Missing Out)

리더로서 “손을 떼는” 연습을 하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내가 하던 일을 이제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뽑았다면, 그들이 그들의 일을 할 수 있게 가만히 두어라. 끼어드는 순간 되려 더 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일에서 JOMO를 찾아라. 몰라도 되는 것들은 정말 몰라도 된다. 회사 안에서 돌아가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파악하고 있을 필요 없다. 베이스캠프에서는 구성원들이 각자 자기 일에서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알아도, 알고 있지 않아도 괜찮다. 구성원이 만약 더 알고 싶다면 정보를 다 받아볼 수 있지만, 그렇게 하라고 하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채용

나는 이력서를 거의 보지 않는다. 이력서보다는 커버 레터를 더 많이 보는 편이다. 레쥬메보다 커버레터가 훨씬 더 중요한 이유는 커버 레터를 읽으면, 면접자의 캐릭터와 성격을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은 이력서에다가 “Nike.com 디자인”을 이력으로 적는다. 뭐, 정말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Nike.com 디자인은 40명의 다른 디자이너들과 함께 디자인했을 것이다. 실제로는 아마 아주 조그만 영역을 디자인했을 것이다. 하지만 커버레터는 다르다. 커버레터를 보면, 이 사람이 베이스캠프에서 일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저 일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있다.

커버레터를 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지원자의 글쓰기 실력을 보기 위함이다. 베이스캠프에서는 글을 잘 쓰는 사람만 채용한다. 우리에게는 글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비동기적 서면 협업을 중심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지원자의 커버레터가 마음에 든다면, 지원자에게 $1,500을 주고 일주일 동안 우리와 프로젝트를 하나 하게 한다. 다른 것보다 결과물이 진실을 더욱 분명히 말해준다. 지원자가 이 프로젝트를 잘 전달한다면, 오퍼를 한다.

마침 최근에 베이스캠프는 개발자 포지션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Basecamp pays in the top 10% of the industry based on San Francisco rates. Same position, same pay, no matter where you live. The salary for this position is either $149,442 (Programmer) or $186,850 (Senior Programmer). We assess seniority relative to the team at Basecamp during the interviewing process.

궁금하거나 지원해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로 가면 된다.

보상

우리는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연봉을 제시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연봉 체계 기준으로 준다. 직원이 어디에 살든 말이다 (베이스캠프는 100% 원격으로 일하는 회사다). 그리고 우리는 같은 포지션, 같은 레벨이면 같은 연봉을 준다. 이렇게 하는 것은 편견을 방지하고 협상을 잘할 필요를 없애기 위함이다.

의미 있는 일을 한 것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기 위해 협상을 잘할 필요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구성원을 인정해주는 일이고, 회사가 자신을 공평하게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스타트업과 파운더들에게

유니콘 만들기 전에, 작은 일부터 제대로 하라.작은 일부터 제대로 하는 것에 먼저 집중하라. 많은 스타트업들과 창업가들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제대로 하려다가 제대로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을 너무 많이 봤다.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지 생각해보고, 그 일들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쪽짜리 제품을 제대로 만드는 것과 제품을 반만 만들어서 고객에게 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감정 관리하기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시작하자. 일을 하다 보면, 실망할 때도, 짜증 날 때도, 힘들 때도, 화가 날 때도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기쁠 때도, 행복할 때도, 웃음이 끊이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구성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일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라. 그리고 그들이 당신에게로 오기를 기다리지 마라. 오지 않을 것이다. 먼저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