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 자중 한 명이다. 그는 15년간 월트디즈니컴퍼니를 크게 성장시켰고 디지털 콘텐츠 스트리밍 시대에 맞게 회사를 턴어라운드시켰다. 그의 리더십 아래 디즈니는 그가 CEO로 취임한 해인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약 +350%의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그가 CEO로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디즈니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디즈니가 소유하고 있는 방송국인 ABC는 경쟁 방송국인 NBC와 CBS에 밀려났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핵심 사업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픽사(Pixar)에 밀려 ‘이렇다 할’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고객들은 점점 새로움이 전혀 없는 테마파크와 리조트도 식상해 했고, 디즈니는 퇴화하고 있었다.

디즈니 주식 변동 2000~2005. 디즈니의 퇴화하고 있는 분위기에 맞춰 주가도 쭉쭉 내려갔다.
디즈니 주식 변동 2000~2005. 디즈니의 퇴화하고 있는 분위기에 맞춰 주가도 쭉쭉 내려갔다.

물론 디즈니가 하루아침에 망조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캐리비안의 해적들’ , ‘내셔널 트레져’와 같은 영화 작품들도 나름의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분명 추락하고 있었다. 성공을 거둔 영화나 애니메이션보다 실패하는 작품들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다.

추락하는 디즈니를 구하기 위해 디즈니 이사회는 2005년 당시 CEO였던 마이클 아이즈너(Michael Eisner)를 해임하고 COO였던 밥 아이거(Bob Iger)를 새로운 CEO로 임명한다. 밥 아이거는 취임 후 15년 동안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외부 인력과 콘텐츠를 수혈하기 위해 굵직한 M&A 딜을 차례로 성공시키게 되는데, 그도 그의 자서전 The Ride of a Lifetime에서도 인정할 만큼, 그와 디즈니의 성공에는 전설적인 M&A딜이 있었다.

그가 CEO로 취임하고 나서 첫 디즈니 주주 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그저 몸집을 키우기 위해 다른 회사들을 인수하거나 단순히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을 시도해보기 위해 인수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인수를 하는 이유는 오로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지혜롭고 빠르게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아이거는 디즈니가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즈니 플라이휠”를 돌릴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필요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디즈니의 모든 것은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된다라는 간단한 전략을 갖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필요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들과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 그리고 만든 콘텐츠를 유통하고 배급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아이거와 디즈니는 위 IR 회의가 있은 지 약 2개월 뒤에 당대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픽사(Pixar)를 $7.4 Bn에 인수하게 된다. 픽사를 시작으로 디즈니는 Marvel, Lucasfilm, BAM Tech, 그리고 21 Century Fox를 차례대로 인수한다.

디즈니의 주가는 아이거의 재임 기간인 15년 동안 무려 350%나 올랐다. 작년에 디즈니는 미국 박스 오피스 시장 1/3을 독점했고, 작년 말 런칭한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벌써 3,000만 명이 가입했다.

밥 아이거는 15년 동안 총 5건의 인수를 통해 디즈니를 다시 한번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회사로 만들었다. 오늘 디즈니의 기업가치는 $250 billion이 넘는다. 만약 그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BAM Tech, 21 Century Fox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디즈니가 될 수 있었을까?

Deal 1. Pixar - $7.4 billion

“제가 CEO로 취임하는 날이 다가오면서 저는 더욱더 회사[디즈니]의 미래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제게 명확하게 다가온 것은, 디즈니가 정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디즈니의 옛 영광을 만든 애니메이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애니메이션을 부활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애니메이션을 부활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픽사에는 그런 사람들이 다른 어떤 곳보다도 더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홍콩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마침 디즈니 캐릭터들의 퍼레이드 행진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퍼레이드 행진에는 픽사의 캐릭터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9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뿐이 없었습니다.”

— Bob Iger, 다큐멘테리 “픽사 스토리” 인터뷰 중에서
왼쪽부터 픽사의 Ed Catmull (기술), 스티브 잡스, 디즈니 CEO 밥 아이거, 그리고 픽사의 John Lasseter (감독)
왼쪽부터 픽사의 Ed Catmull(기술), 스티브 잡스, 디즈니 CEO 밥 아이거, 그리고 픽사의 John Lasseter(감독)

아이거는 취임하자마자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멤버들에게 픽사 인수를 제안했다.

픽사는 당시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였으며, 그들이 가진 기술은 적어도 몇 년은 경쟁사들을 앞섰고 그들이 만든 문화는 창의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데 적합한 환경을 조성했다.

미국에 있는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아이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스튜디오를 설문하면, 디즈니가 항상 1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처음으로 디즈니는 픽사에 자리를 내줄 정도로 픽사의 성장은 엄청났다.

아이거는 픽사를 인수하지 않으면 디즈니는 망할 수도 있겠다는 점을 직감했다. 픽사의 창의적인 문화와 혁신적인 컴퓨터 그래픽 기술, 그리고 예술과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사람들이 (ie. 스티브 잡스, 토이 스토리를 감독한 존 레시터, 3D 그래픽 애니메이션을 가능케 한 에드 캐트멀 등) 디즈니에 합류하지 않으면 디즈니는 끝을 모르고 하향길을 걷겠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그는 곧바로 스티브 잡스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를 제안했고, 얼마 안 있어 그들은 $7.4 Bn에 인수를 마무리하게 된다. 디즈니와 픽사의 인수합병으로 디즈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되살릴 수 있는 사람들과 픽사가 가진 타이틀인 Toy Story, Finding Nemo, Monsters, Inc., The Incredibles 등을 거머쥘 수 있었다. 픽사의 대표 감독인 존 레시터는 디즈니와의 합병 이후 디즈니의 Chief Creative Officer 로 취임해 디즈니의 전반적인 브랜드와 테마파크 및 리조트를 포함한 크리에이티브를 총괄하게 된다.

또한 디즈니와의 합병 이후로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여러 유명 작품들을 제작한다. Frozen, Zootopia, Ratatouille(라따뚜이), Up, Wall-E, Inside Out, Cars 등 모두 디즈니에 매각된 뒤 제작된 작품이다.

Deal 2. Marvel - $4 billion

“세상에, 누가 만화책 캐릭터 모음집을 $4 Bn (~5조원) 이나 주고 산답니까?”
– Jeff Immelt, CEO of General Electric (GE는 당시 NBC Universal을 소유하고 있었다)

픽사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아이거는 곧바로 새로운 콘텐츠 기업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픽사만큼이나 파급력 있는 콘텐츠를 가진 인수대상을 찾아다녔다.

아이거가 세운 전략은 고품질의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를 훨씬 더 많이 제작, 유통, 배급해 그 파급효과를 테마파크, 라이센싱, 소비재 (인형, 장난감 등)에도 적용하는 것이었다. 디즈니는 2009년에 마블을 $4 Bn을 주고 인수하는데, 마블의 캐릭터들이 가진 깊은 스토리라인과 캐릭터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이룬다는 것은 아이거와 디즈니 팀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인수 상대였을 것이다.

지금은 마블을 인수한 것이 당연하고 논리적인 결정으로 보이지만 (이미 마블은 성공했으니), 당시에는 모두가 밥 아이거와 디즈니를 비웃었다. 그때만 해도 마블은 라이센싱 사업을 통해 ‘중박’짜리 영화 몇 편을 만든 만화책 회사였으니까. 게다가 마블은 핵심 캐릭터들의 판권을 여러 개의 영화사들에 팔아버렸다. 컬럼비아 픽처스 (Columbia Pictures)에게 스파이더 맨 의 사용권을 팔았고, Incredible Hulk는 유니버설에, X-MenFantastic Four의 경우에는 Fox에게 팔았다. 마블을 인수하더라도 모든 캐릭터를 바로 가질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파이더 맨도 없는 마블을 $4 Bn씩이나 주고 샀다며 조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할 당시 마블이 직접 제작한 영화라고는 2008년에 개봉한 Iron Man뿐이었다.

디즈니 내부에서도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거가 처음으로 마블을 인수 하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를 디즈니 경영진과 이사회에 했을 때, 마블은 디즈니와 맞지 않는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어떻게 미키마우스, 알라딘, 백설 공주와 같이 순수한 캐릭터들을 마블의 폭력적인 아이언맨, 토르 등과 엮을 수 있겠냐는 논리였다.

하지만 아이거는 마블이 가진 캐릭터들의 연결과 잠재력에 베팅했고, 크게 성공했다. 2008년 아이언맨 하나로 시작한 마블은 디즈니를 통해 총 23개의 준수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 미디어 산업 역사상 가장 위대한 M&A 딜로 평가받는 디즈니 <> 마블 딜은 디즈니에 MCU (Marvel Cinematic Universe), 즉 수십 편의 마블 캐릭터 영화 작품들을 통해 영화 박스오피스 수익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드라마, 디즈니 테마파크, 인형 및 장난감, 게임 등으로 수조 원의 수익을 만들어 주었다. 특별히 작년에 개봉한 Avengers: The EndgameAvatar를 제치고 전 세계 박스오피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창출한 영화이기도 하다.

(출처: CNBC). 2009년 인수 이후 디즈니의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1/3까지도 상승했다.
(출처: CNBC). 2009년 인수 이후 디즈니의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1/3까지도 상승했다.

Deal 3. Lucasfilm - $4.05 billion

디즈니가 마블에 이어 스타워즈와 인디애나 존스 영화 등을 제작한 루카스필름을 인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순서였다. 앞서서 말했듯이 디즈니의 전략은 좋은 콘텐츠를 많이 모은 뒤 배급/유통을 통해 파급력을 키우고, 그 뒤 테마파크, 호텔, 완구 사업 등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스타워즈 세계관 역시 마블 못지않게 강한 잠재력이 있었고 일각에서는 미국의 신화로도 평가하는 고퀄리티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첫 어벤져스 영화를 개봉한 해인 2012년에 아이거는 마블 인수를 마무리 한 뒤 곧바로 루카스필름을 마블과 마찬가지로 약 $4.05 Bn에 인수하게 된다. 루카스필름을 인수하고 디즈니는 총 4편의 스타워즈 영화를 제작하는데, 제작비 $925m를 들인 이 4편의 새로운 스타워즈 작품들은 $5.5 Bn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만들었다. 단순히 영화 티켓 매출만을 놓고 보더라도 제작비 대비 무려 6배에 달하는 매출을 만든 셈이다.

마블 세계관과 마찬가지로 스타워즈 세계관은 디즈니 테마파크 (디즈니랜드, 디즈니월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DVD와 온라인 스트리밍, 완구, 소설 및 드라마로 연결될 사용권 수입 역시 디즈니 플라이휠의 일부분으로서 큰 역할을 한 셈이다.

Deal 4. BAMTech - $2.82 billion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잠식할 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Did we have the stomach to start cannibalizing our own still-profitable businesses in order to begin building a new model?"


Bob Iger, 자서전 The Ride of a Lifetime 중에서

마블, 루카스필름, 픽사 인수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내가 평가하기에 BAMTech 인수는 디즈니에 그 셋을 인수한 것 못지않은 가치를 만들어 주었다. BAMTech은 미국의 메이저리그(MLB)와 하키 리그 (NHL)등이 사용하는 스트리밍 기술을 제공하는 테크 회사다. 만일 디즈니가 스스로 스트리밍 플랫폼을 만들었더라면 족히 5년은 걸렸을 것이다. 그렇기에 디즈니는 스트리밍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인수대상 기업을 찾아다녔는데, 테크 역량이 아예 없다 보니 처음에는 조금 헤맸었다. 소셜네트워크이자 UGC (User Generated Content - 사용자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 플랫폼인 트위터를 인수하기 바로 직전까지 갔으니 말이다 (여담이지만, 트위터 CEO 잭 도시 (Jack Dorsey)는 디즈니의 이사회 멤버기도 하다).

2016년 디즈니는 BAMTech의 지분 33%를 $1 Bn을 주고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에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다. 아이거는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기술, 콘텐츠에 대한 유통과 배급 역량,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 없이는 넷플릭스와 같은 신흥 플레이어들에게 뒤처질 수 있을 것을 예감했다. 아이거는 BAMTech 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에는 ESPN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런칭했고, 2019년에는 마침내 디즈니플러스(Disney+)를 런칭하게 된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콘텐츠뿐만 아니라 ESPN, 그리고 밑에서 설명할 21세기 폭스 인수를 통해 얻은 Hulu 등 역시 제공한다.

아이거는 앞으로 만들 수 있는 장기적인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 단기적인 수십, 수백억 원대의 현금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그것도 특별한 영업활동이 필요한 현금흐름이 아니라, 순수하게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사업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받는 라이센싱 수입이었다. 2020년 2월 말, 디즈니플러스는 무려 3천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사용하고 있다. 미디어 회사로서는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두 하겠다는 볼드한 전략이 먹힌 셈이다.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다.”
“If you don’t innovate, you die.”
–  Bob Iger

Deal 5. 21 Century Fox - $71 billion

월트디즈니컴퍼니 역사상 가장 큰 인수 규모를 자랑하는 (무려 $71 Bn. 원래 인수 제안 가격은 이렇게 높지 않았지만, 중간에 컴캐스트가 인수전에 참여해 어쩔 수 없이 높아졌다) 21세기 폭스 딜은 디즈니에 북미 시장에 수혈할 콘텐츠, 플랫폼이나 (21세기 폭스 인수를 통해 Hulu 경영권도 인수할 수 있었다) 방송 네트워크 (National Geographic, Fox)뿐만 아니라 21세기 폭스가 갖고 있던 해외 사업까지도 한 번에 인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를테면 디즈니는 21세기 폭스 인수를 통해 인도 #1 스트리밍 사업자 Hotstar 역시 인수하게 되었는데, Hotstar는 인도에서 MLB, NBA, NHL을 합친 수준의 인기를 자랑하는 크로켓을 단독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사업자이기도 하다.

디즈니플러스에도 21세기 폭스 덕분에 X-Men, The Simpsons, The Sound of Music 등 수많은 IP를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21세기 폭스 인수를 놓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너무 비싸게 주고 샀다가 지배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는데, 비싸게 샀을지언정 인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디즈니와 비슷한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컴캐스트가 (3사 방송국 중 하나인 NBC Universal을 소유하고 있고,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다) 인수했었을 것이고, 콘텐츠 & 미디어 시장 자체의 판이 바뀔 위험도 초래했을 것이다. 비싼 것은 맞지만, 아이거의 판단이 옳았을 가능성이 높다. $71 billion을 주고 디즈니의 경제적 해자를 굳건히 지켰으니까.

Content Kingdom, Walt Disney Company

대부분의 인수합병은 실패하고 만다. 바깥에서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그리고 어쩌면 당연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과정은 정말 복잡하고 어렵다. 문화, 인사, 사업, 운영, 기술 등 회사의 모든 부분에서 어떻게 통합하고 나누고 합칠 것인지 끊임없는 고민을 반복해야 성공할까 말까 하는 작업이다.

디즈니는 15년간 그 작업을 크게 다섯 번이나 했다. 그것도 성공적으로. 밥 아이거의 지휘 아래 어떤 회사들은 확실하게 디즈니의 문화에 동화되었고, 어떤 회사들은 확실하게 구별되어 독립적으로 지켜져 왔다. 디즈니는 이제 $250 billion 짜리 콘텐츠 킹덤이 되었다. 디즈니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거 퇴임, 디즈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디즈니를 그저 미키마우스, 디즈니랜드, 인형 사업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콘텐츠 기업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지상파TV, 케이블TV, 온라인 스트리밍, 테마파크, 리조트 및 호텔, 완구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250 Bn 짜리 사업을 운영한다.

아이거는 디즈니플러스에 디즈니의 사활을 걸었다. 디즈니플러스를 런칭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같은 경쟁 스트리밍 업체와의 콘텐츠 라이센싱 계약을 모두 종료했다. 단기적으로 쉽게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을 포기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또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드는데 베팅한 것이다.

며칠 전, 아이거는 2021년에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거를 이어 디즈니 테마파크 및 리조트 사업부 사장 밥 차펙 (Bob Chapek)이 CEO 자리에 오른다. 차펙은 아이거가 만들어 놓은 디즈니 플라이휠을 지킬 수 있을까? 회사의 사활을 건 디즈니플러스를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와 경쟁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을까?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참조한 글:

The Ride of a Lifetime (밥 아이거 자서전)

디즈니의 M&A 역사, 그리고 뒷배경 이야기들은 대부분 CEO 밥 아이거의 자서전인 Ride of a Lifetime에 나온 내용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아이거의 책만큼 자세하고 재밌게 자신의 이야기와 가르침을 주는 책은 매우 드물다. 디즈니의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아이거의 관점에서 자세하게 공부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디즈니와 애플의 CEO가 화이트보드를 활용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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