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Branding)의 본질

티파니(Tiffany & Co.)가 같은 다이아 반지로도 두 배에 달하는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이유

브랜드(Branding)의 본질

티파니(Tiffany & Co.)가 같은 다이아 반지로도 두 배에 달하는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이유

출처: Tiffany & Co.

2005년 ABC의 Good Morning America TV 프로그램은 티파니에서 판매하는 다이아몬드 반지와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감정했다.

감정가 Martin Fuller는 코스트코에서 $6,000에 판매하는 반지를 $8,000에 감정했고,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10,500에 감정했다. 그런데 티파니에서는 같은 반지를 $16,600에 팔고 있었다.

아래는 보석 브랜드들의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가격표다. 같은 1캐럿 다이아 반지이지만, 티파니는 좀 더 대중적인 Blue Nile 반지값의 두 배를 받는다.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파는 브랜드/상품모델과 가격(USD). 출처: 7 Powers 본문

어떻게 티파니는 똑같은 (다이아몬드라는 원자재는 같다) 상품을 팔면서도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Fuller는 이렇게 말한다.

“티파니가 파는 것 그 자체가 이유입니다. 오랜 시간 좋은 평판을 쌓고 명성을 쌓아온 티파니와 같은 브랜드는 믿고 돈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수년 동안 자신들이 파는 상품의 퀄리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믿음에 돈을 내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물건이 월등해서만이 아니에요. 티파니에 방문해서 ‘이 제품이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도 좋은 구매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점에 돈을 내는 것입니다.”

누구나 티파니와 같이 동일한 물건으로도 더 많은 값을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티파니가 이렇게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티파니가 1837년부터 무려 184년이나 존속해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세기가 지나는 오랜 시간 동안 쌓은 명성과 평판이 지금의 티파니를 만들어 준 것이다.

티파니 웹사이트에 있던 카피 문장이다.

“Glimpsed on a busy street or resting in the palm of a hand, Tiffany Blue Boxes make hearts beat faster and epitomize Tiffany’s great heritage of elegance, exclusivity, and flawless craftsmanship.”

‌‌‌‌“바쁜 거리 유리창 너머로 볼 때나 손바닥 위에 놓여 있을 때, 티파니 블루 박스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블루 박스는 티파니의 우아함, 희소성, 그리고 흠 없는 장인 정신의 헤리티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헤리티지(Heritage)는 긴 시간 동안 변함없고, 그대로인 긍정적인 역사를 의미한다. 티파니의 경우, 우아하고, 흠 없으며, 희소한 보석을 만들어 온 역사를 말한다.

우아함(Elegance)은 고객이 제품으로부터 한결같은 미학적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미학적 경험은 수석 디자이너나 컬렉션 등이 변경되더라도 유지되는 것이 우아함이다.

희소성(Exclusivity)은 티파니가 오직 최고를 얻기 위해 값을 타협하지 않는 사람들만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말해준다.

흠 없음(Flawless)은 고객에게 ‘오랜 시간 동안 티파니는 오직 흠 없는 완벽한 보석 만들어 왔다’는 것을 알려준다. 따라서 고객은 티파니에서 보석을 구매할 때 의심 없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티파니 브랜드의 성공은 티파니 블루 박스가 보석을 구매하면 공짜로 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인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122.50에 팔리고 있는 티파니 블루박스. 출처: 7 Powers 본문

강력한 가격결정력을 통해 티파니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수익 마진을 (differential margin*) 유지할 수 있게 된다.

*note: 전략의 본질 참고

이렇게 브랜드의 본질은 오랜 시간 축적해온 좋은 평판임을 알 수 있다.

티파니와 더 대중적인 경쟁사 Blue Nile의 지난 10년간의 이익률을 그린 그래프다.

출처: 7 Powers 본문

높은 이익률을 바탕으로 티파니는 2021년 1월에 LVMH에 $15.8 billion의 가치를 인정받아 인수되었다.

티파니의 주가 변동 그래프 출처: 7 Powers 본문

브랜드: 다섯 번째 파워

브랜드(Branding)란?

티파니의 파워는 브랜드에서 온다.

브랜드(Branding)는 고객이 어떤 특정 긍정적인 감정을 상품과 연관할 수 있게 하는 정보 자산이다. 브랜드는 고객의 지불의사를 더 높이는 효과가 있다.

브랜드의 정의

브랜드(Branding): 판매자의 긍정적인 과거 이력을 통해 동일한 상품에도 더 높은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연속적인 귀착현상.

The durable attribution of higher value to an objectively identical offering that arises from historical information about the seller.

브랜드의 Benefit & Barrier

7 Powers 용어 복습하기 👉 전략의 본질

브랜드(Power)의 BenefitBarrier는 다음과 같다.

  • Benefit: 브랜드(Power)를 가진 사업은 경쟁사보다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 Barrier: 강력한 브랜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Hysteresis, 이력현상.)

Benefit: 가격 결정권

브랜드(Power)를 가진 사업은 경쟁사보다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아래 중 하나의 요소를 갖추고 있거나, 두 가지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 긍정적인 감정(Affective Valence)

브랜드가 어떤 상품의 객관적인 가치와는 별개로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면, 이마트의 콜라와 코카콜라의 콜라의 맛을 감별할 수는 없지만, 고객은 이마트의 콜라보다 코카콜라의 지불의사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한다.

2. 불확실성 제거(Uncertainty Reduction)

브랜드는 상품의 불확실한 요소를 제거한다. 흔히 "Peace of Mind"라고 부르기도 하며, 브랜드가 붙어있는 상품은 의심 없이 가치를 지녔다고 믿을 수 있다.

바이엘(Bayer)사의 아스피린(Aspirin)이 좋은 예시다. 200알이 든$9.47짜리 아스피린과 코스트코의 500알이 든 $10.93짜리 해열진통제가 진열대에 나란히 놓여 있을 때 바이엘의 아스피린의 값이 117% 더 높은 프리미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아스피린을 구매할 것이다.

이 이유는 바로 바이엘, 그리고 아스피린이라는 브랜드가 불확실한 요소를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는 이전 챕터에서 다룬 전환비용(Switching Costs) 과는 달리 고객이 첫 구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Barrier: 브랜드를 만드는데 필요한 오랜 시간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긍정적인 평판을 쌓아오지 않고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 수 없다. 이를 7 Powers에서는 Hysteresis라 부른다.

이력현상 그래프. 출처: 네이버

Hysteresis('이력현상')는 원래 화학/물리 용어로 7 Powers의 맥락에서 쉽게 이해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어 내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특성 자체가 Barrier이다. 티파니의 경우에도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기까지 백 년이 넘게 걸렸다.

브랜드는 본질적으로 장기 전략이고, 전략을 따라 하려는 수많은 카피캣은 자체적인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기까지 끊임없는 불확실성을 마주해야만 한다.

브랜드의 속성과 한계점들

브랜드 가치 희석

브랜드를 키우려는 기업은 인내심을 갖고 평판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앞서서 설명한 대로 브랜드는 반복적인 긍정적 평판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affective valence)을 만들기 때문에 핵심 분야 외의 사업을 하거나 '볼륨'을 높이기 위해 더 대중적인 차별화를 취하면 브랜드의 가치가 희석될 위험이 크다.

앞서서 브랜드(Power)의 Barrier는 Hysteresis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가치 희석이 브랜드(Power)에 치명적인 이유는 바로 Hysteresis의 그래프를 원점으로 되돌려 처음부터 평판을 새로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품 ("짝퉁")

제품이 아니라 제품에 붙은 레이블이 브랜드(Power)의 원천이기 때문에 가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강력한 브랜드의 레이블을 사용한다. 이렇게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품은 균일하지 못한 경험을 제공하게 되고, 결국 원조 브랜드에 큰 위협이 된다.

2013년에 티파니는 코스트코를 고소하면서 이렇게 보도자료를 낸다:

"티파니는 코스트코와 같은 창고형 유통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계속 팔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 선호도 변화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의 선호도 역시 변해간다. 이는 어떤 브랜드의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 닌텐도(Nintendo)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을 위한 비디오 게임을 주로 개발했는데, 게임을 구매하는 주 소비자층이 점점 더 성인으로 옮겨 가면서 닌텐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을 위한 게임 브랜드가 성인을 위한 게임 브랜드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전략의 본질 공식에서는:

닌텐도가 M0(게임 시장 전체)에 속한 어린이/가족 게임 세그먼트에서 얻은 브랜드를 통해 얻은 m은 성인용 게임 세그먼트에서는 사라진다.

지역 한계

브랜드가 주는 긍정적 감정(affective valence)은 어느 지역에서는 통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때 북미 지역에서 Sony는 자사의 브랜드를 통해 TV시장에서 우위를 (Benefit)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그러한 우위가 없었고 Panasonic이나 다른 경쟁사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했다.

브랜드의 지역적 한계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onda, Toyota 등은 일본에서의 대중적인 포지셔닝을 탈피하기 위해 북미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Acura, Lexus와 같은 북미용 상위 브랜드를 런칭해 수출했다.

브랜드 파워는 제한적이다 (Narrowness)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더라도 브랜드 파워가 없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브랜드 파워가 아니라 이전에 다루었던 규모의 경제가 브랜드 인지도를 키웠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월드컵과 같은 글로벌 축제에서 광고 지면을 구매할 수 있지만, 미국의 독립 청량음료 브랜드인 RC Cola에서는 월드컵과 같은 초대형 행사 광고비를 정당화하기가 어렵다.

RC콜라. 출처: Pepper.ph

RC는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더라도 규모의 경제 때문에 코카콜라에 우위를 빼앗길 수도 있다.

브랜드는 승자독식이 아니다.

프라다(Prada)와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대상 고객을 공유하지만, 두 브랜드 모두 파워를 갖춘 브랜드이다.

다만 브랜드 파워를 갖춘 모든 브랜드는 파워를 독식하지 못하더라도 파워를 갖추지 못한 브랜드와 경쟁할 때 우위(Benefit)를 유지할 수 있다.

브랜드 파워가 적용되는 품목이 정해져 있다.

특정 상품들 만이 브랜드 파워를 갖출 수 있다. 어떤 상품이 브랜드 파워를 갖추려면 아래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품목의 중요도(Magnitude): "프리미엄 가격을 언젠가는 정당화할 수 있다는 보장"

B2B 상품들은 긍정적 감정(affective valence)을 불러일으키기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구매 결정에 명목적인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와 비교했을 때 소비재(consumer goods)의 경우, 특히 정체성(identity)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상품의 경우 감정적인 구매가 더 많다.

또한 티파니와 같은 상품의 비싼 값에는 "불확실성 제거 비용"이 반영되어 있는데, 이런 상품은 꼬리 사건(tail risk/event, 평균분포에서 일어날 확률이 0%이나 100%에 가까운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영역에 제한된다.

이동 수단, 음식, 약, 의료서비스 등이 이런 꼬리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영역에 해당한다.

상품이 사회에서 높은 '중요도'를 갖추는 데 필요한 시간

유행을 타는 상품이 브랜드 파워를 갖추지 못하는 이유를 이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에서 '중요도' 있는 품목으로 인정받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면 누구나 쉽게 따라 해 브랜드(Power)의 우위를 복제해 갈 수 있다. (arbitraged)


이 글은 7 Powers: 전략의 본질 프로젝트의 일부이며, 저자 Hamilton Helmer의 프레임워크 7 Powers와 그의 책 7 Powers: The Foundations of Business Strategy를 요약하고, 추가 해설을 조금 덧붙혔습니다. 전체 프로젝트 페이지로 가면 다른 챕터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목차/Table of Contents

  1. 7 Powers: 전략의 본질
  2. 전략의 본질(Foundations of Strategy)
  3. 7 Powers: 전략 정역학(Strategy Statics)
    3.1. Scale Economies (규모의 경제)
    3.2. Network Economies (네트워크 경제)
    3.3. Counter-Positioning (카운터 포지셔닝)
    3.4. Switching Costs (전환 비용)
    3.5. Branding (브랜드) (본 글)
    3.6. Cornered Resource (고유 자원)
    3.7. Process Power (프로세스 파워)
  4. 전략 동역학(Strategy Dynamics)
    4.1.1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I
    4.1.2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Invention II
    4.1.3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Compelling Value III
    4.2. Power Progression #준비중!